2020. 9. 29. 12:35, '사과'해요
지난 주 벌초에 참가하지 못한 댓가(?)로 9월 26일 오전에 혼자서 아버님 산소를 벌초했다. 애시당초 내가 맡아 하겠노라 선언했지만 문중 벌초시 아버님 산초 벌초 열외시킨 그들이 미웠다. 특히 그 누구는 생각할 수록 짜증나고 철딱서니 없는 것 같아 화가 치밀었다.
아버님 산소 벌초후 과수원 예초작업을 벌였는데,
처음 계획은 과수원 전체를 목표로 했지만 작업 속도가 더디지고 몸이 급속도로 힘들어졌다. 계획을 수정하여 과수원 입구와 사과나무 밑만 예초작업을 했다.
잡초들이 하나씩 잘려나가 사과나무밑의 시야가 좀좀 넓어지면서 사과나무가 더 건강해지는 걸 느꼈다. 실제 사과나무의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일단 햇볕이 나무 아래 깊숙히 드리우고 바람이 잘 통하기 때문이다. 이런 조건을 일년내내 만들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럴 형편이 아니다.
전업농이라면 1~2시간 만에 해치울 면적이나 비전업농의 몸과 습성으로는 2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불쑥 올라오는 짜증을 억누르며 작업을 한 끝에 예초작업을 마쳤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그 해부터 지금까지 과수원일을 하면서 가장 흐뭇한 장면을 이 날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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