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진다.
스마트폰 앱 만들고 싶다.
용접하는 것도 배우고 싶다.
IT분야의 지식도 배우고 싶다.
그러니 필요한 것은 돈, 지식, 시간 그리고 노력이라는 것인데, 아무래도 가장 여의치 않는게 돈이겠지.
가난한 농부를 위한 시골발명가의 ‘IoT 닭장’
BY 채반석 ON 2015.08.13
여기 지오데식 돔 구조로 된 지름 3.2m 높이 1.6m의 목조 닭장이 있다. 돔은 정이십면체 구조로, 같은 길이의 직선으로 구면을 분할했다. 생김새부터 범상치 않은 이 닭장은 자동 급수, 자동 조명 조절은 물론 바닥청소도 자동으로 된다. 자동 사료 공급기가 달려 있고, 이는 스마트폰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천장에는 IP 카메라도 설치돼 있어, 닭의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이 구현된 ‘궁극의’ 닭장이다.
출처 : 손문탁 페이스북
IoT 활용한 궁극의 닭장
닭장을 좀 더 자세히 보자. 사료공급기는 폐가스통에 쇠파이프를 가공·용접해 붙였다. 감속모터의 축엔 스크류를 용접했다. 스크류를 회전시키면 분당 600g 정도의 사료가 닭장으로 공급된다. 모터 제어는 아두이노를 이용한다. 작동 시간은 테이블로 만들어 해당 시간에 스크류가 회전하도록 했다. 안드로이드 앱으로 사료공급기의 모터를 작동시킬 수도 있다. 이 모습을 천장에 장착해 둔 IP 카메라를 통해서 본다. 닭장 인근에는 LTE 모뎀이 설치돼 있고 와이파이 핫스팟이 구축돼 있다. 서버는 라즈베리파이로 리눅스 중계 서버를 만들어 활용한다.
이 닭장을 만든 사람은 ‘시골발명가’ 손문탁 박사다. 손 박사는 ‘일주일에 5일은 닭장이 스스로 관리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서 닭장 관리에 필요한 문제를 자동으로 수행하는 ‘궁극의 닭장’을 고안했다. 1년여 시간 동안 직접 관찰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기능을 보완하고 추가해 왔다. 아이디어부터 앱 제작, 필요한 부품 금형 제작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혼자 힘으로 해냈다.
막걸리 한 되 값으로 스마트 농장을
출처 : 손문탁 페이스북
“월 5천원만 내면 첩첩산중, 허허벌판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듣고, ‘가난한 자의 사물인터넷’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막걸리 한 되 값으로 가난한 농부도 농장을 스마트하게 만들어 농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었습니다.”
손 박사는 과학의 성취를 가난한 이도 맛볼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농업 IoT를 시도해 본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올봄에 LGU+에서 내놓은 M2M 라우터를 보고 아무리 시골이더라도 월 5천원이면 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가난한 자의 사물인터넷’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월 5천원은 데이터량이 너무 적지만 온도·습도 등 데이터를 확인하고 양수기, 사료공급기 등을 원격 제어하기에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내친김에 아두이노로 펌웨어를 만들고 라즈베리파이 1로 리눅스 중개 서버를 만들어 저렴한 가격으로 양방향 통신을 구현하는 IoT 시스템을 만들었다. 2
가난한 이를 위한 과학자
“단순한 관찰과 공부만 잘 해서는 세계적인 과학자가 될 수 없습니다. 자본이 없으면 좋은 장비를 쓸 수 없고, 좋은 장비가 없으면 좋은 데이터를 얻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가의 과학 장비들을 싸게 만들어서 과학 발전이 더딘 나라에 공급하면 후진국에서도 좋은 과학자가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손 박사는 원래 화학을 전공했다. 그는 호주에서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공부할 때, 지도교수로부터 ‘자급운동'(Self-sufficient) 얘길 들었다. 자급운동은 자체적으로 전기를 얻고 물을 재활용하는 등 과학과 기술을 활용해 시장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을 모색하는 운동이다.
농업에는 관심이 없던 그가 농업 IoT에 관심을 가진 것도 자급운동의 영향이다. 손문탁 박사는 “농부들이 농장의 데이터를 수집·활용하고, 농장 제어도 스마트하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라며 “그런데 농업 IoT를 위해 필요한 센서 같은 게 너무 비쌌다”라고 말했다. 최대한 저렴하게 농부들이 IoT를 활용할 수 있도록 더 저렴한 가격으로 실천하는 농업의 과학화를 고심하는 것도 자급운동을 실천하는 방식 중 하나다.
단순히 과학적인 사고방식이 뛰어나다고 해서 좋은 과학자가 될 수는 없다. 좋은 결과물을 위해서는 고급 데이터가 필요하고, 고급 데이터를 위해서는 좋은 장비가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장비는 비싸다. 그래서 과학은 결국 자본이다. 손 박사는 “과학의 눈부신 성취를 가난한 이도 맛볼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 지점을 깨고 싶다”라고 말했다.
손 박사는 “교육용 과학장비에 관심이 많다”라며 저렴하게 과학을 공부할 수 있는 장비들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과학이 선택 받은 사람에게만 열린 문이 아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난한 자의 유전자 증폭장치’, ‘가난한 자의 입자가속기’같은 멋진 장비를 만들어서 창고에서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메카니노 키트로 실습하는 아이들(출처 : 손문탁 페이스북)
자료 출처 : 블로터
- 아두이노는 다수의 스위치나 센서로부터 값을 받아들여, LED나 모터와 같은 외부 전자 장치들을 통제함으로써 환경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임베디드 시스템 중의 하나로 쉽게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이용하여,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본문으로]
- 위키백과에 따르면, 라즈베리 파이(영어: Raspberry Pi)는 영국의 라즈베리 파이 재단이 학교에서 기초 컴퓨터 과학 교육을 증진시키기 위해 만든 싱글 보드 컴퓨터이다. 라즈베리 파이는 그래픽 성능이 뛰어나면서도 저렴한 가격(-VAT 제외- 1세대 모델 A와 1세대 모델 A+의 경우 25달러, 1세대와 2세대를 포함한 나머지 모델의 경우 35달러)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JINBlog(http://blog.puding.kr)에 라즈베리파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시리즈로 업데이트 되고 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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