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0. 13. 21:41, '사과'해요
작년에는 스킵하고 넘겼으나 올해는 생략할 수 없어, 오늘 사과나무 아래에 반사필름을 깔았다.
과수원이 북향이라서 사과나무가 햇볕을 받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니 사과색이 균일하게 붉지 못하여 상품성이 떨어진다. 때문에 반사필름을 깔았다.
아버지 생전에는 이곳 산과수원에는 반사필름을 깔지 않았다.
필름을 깔 수 있는 지형이 아니였고 열(烈)이 곧지 않아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굳이 필름을 깔지 않아도 색깔도 잘 나왔고 맛도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왜 안되는 걸까....
주말 과수원일을 하면서 느끼는 바지만, 깔끔하고 정갈하게 정리된 과수원을 보면 마음도 덩달아 개운해진다.
이런 게 심해지면 집착으로 변질된다. 내 고향마을 할머니들이 이러하다.
밭이며 과수원이고 잡초 하나 없이 관리하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까지 해야하나.....'하는 측은한 마음도 든다.
물론 이분들의 동기는 '집착'이 아닌 걸 안다. '집착'이 아니라 남의 '이목' 때문이다. '이목'때문에 생긴 성향이 '집착'으로 전이된 것인 것 같다.
남의 '이목'이 아니라 자신의 '소신'을 따르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3~4년간 과수원일을 해보니, 이제서야 사과나무에 대한 아주 조그만한 감(感)이 생긴다.
아직 올 해 작업이 끝나지 않았지만, 내년에는 '무엇을!, 해야할 때!' 를 알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든다.
글을 적고보니 시건방진 소리인거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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